말씀묵상

[2020. 3. 23. 월] 맞아들임

0 14,623 2020.03.23 10:51

[2020. 3. 23. 사순 제4주간 월요일]

- 맞아들임 -

 

오늘 요한복음의 말씀은 역사와 현실에서 다른 환경과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맞이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갈릴래아 사람들의 맞아들임

- 지역적 특성 :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셨던 삶의 자리.

- 사람들의 특징 : 공생활 3년 동안 예수님을 직간접으로 체험한 사람들.

- 예수님을 맞아들인 이유 :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의 행적을 듣고 보았기 때문.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의 대부분을 갈릴래아를 중심으로 복음을 선포하였다. 그래서 갈릴래아 사람들은 예수님을 직간접으로 체험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평상시에 예수님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했을까? 성경의 내용을 보면 예수님께서 예언자는 자기 고향에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증언하신 적이 있다.” 라고 표현하였는데,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있는 것이 큰 은총임을 잊고 살았던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오셨을 때 환영한다. 그 이유는 예루살렘에서 그분의 말씀과 행적을 보고 들었기 때문이다. 같은 공간과 시간에서 함께 있을 때는 그분의 존재를 평가절하했다가 들려오는 명성, 즉 유명해졌기 때문에 그분의 존재를 다시 알게 되고 맞아들이는 것이다. 함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잊고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방인(왕실 관리)맞아들임

- 왕실 관리 : 로마 식민지에서 관리하던 인물로 유다인들이 증오하던 존재. 힘과 권력의 상징.

- 이방인 : 종교와 역사를 통하여 증오하고 적대시하던 존재.

- 예수님을 맞아들인 이유 : 예수님에 대한 믿음 때문.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과는 함께할 수 없는 그와의 만남을 통하여 믿음의 열매를 맺어 준다. 그 이유는 인간관계의 한계가 있는 왕실 관리가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내려가 주십시오.”라고 고백하며 예수님을 신앙적으로 맞아들였기 때문이다.

 

    오늘의 복음은 이 두 가지의 맞아들임을 비교하면서 우리가 예수님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를 제시한다. 갈릴래아 사람들의 맞아들임은 예수님의 명성과 연관되어 있고, 이방인(왕실관리)맞아들임은 믿음과 연결되어 있다. 이 두가지 맞아들임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는 목적이 무엇인가? 그리고 신앙을 선택한 목적이 무엇인가?

 

    우리는 나의 시간에 맞게, 나의 일정에 맞게, 나의 기분 상태에 맞게 선택하고 참여할 수 있는 미사였기 때문에 그것이 은총인지 몰랐다. 그러나 한 달 넘게 함께할 수 없으니 그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느꼈다. 우리는 이 아픔의 시간들을 통하여 누군가와 같은 시간과 공간 안에 함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감사하며 생활해야 하겠다.

 

    평상시에 아침저녁으로 미사에 참여하고 기도하시던 분들이 한 달 넘게 보이지 않는다. 모두 자기방어를 위하여 자기관리를 철저히하고 있는데......................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어떤 방어의 벽도 없이 우리를 만나기 위하여 외로움의 눈빛을 우리에게 던지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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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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